국내 최대 아웃도어 의류 업체 ‘영원무역’을 이끄는 성기학(71) 회장. 그는 1974년 영원무역을 설립했고 현재까지 44년간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성 회장은 1980년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가 방글라데시의 남부 항구도시 치타공에 의류 생산 공장을 지은 해이기 때문이다.
직접 투자로 공장을 건설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는 국내 최초였다. 지금은 많은 국내 기업들이 저임금을 이유로 동남아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1980년만 해도 치타공 같은 곳에 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성 회장에게 방글라데시에 그렇게 일찍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는 “누군가는 내게 ‘선견지명이 있었냐’고 하는데, 그런 게 있었을 리가 없다”며 말을 이었다.
“만약 미래를 내다보는 게 가능하다면 한 번에 ‘뚝딱’하고 모든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겁니다.
미래 시장에서 A제품이 잘 팔릴 것을 알 수 있다면 A제품을 만들면 모든 게 끝나거든요.
그런데 내 44년 비즈니스 인생에는 ‘선견지명’ ‘뚝딱’이란 단어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필사즉생의 심정으로 살길을 찾다보니 그 길이 보인 것뿐입니다. 다만 그 길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오래도록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또 쌓아온 것은 있겠지요.”...
[이코노미조선 251호 박용선기자 2018.05.21]